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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주식회사에서 매출이 ‘0’인 사업을 하는 이유
2021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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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사회혁신기관 영 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은 사회혁신을 “사회적 목표와 필요를 충족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디자인, 개발, 발전시키는 프로세스”라고 정의한다. 이때 새로운 아이디어는 사회 문제의 새로운 정의와 해석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사회혁신은 사회 문제에 대응하는 시대적 ‘정신’이자 ‘도구’이다.

이영동 소셜밸런스 대표는 사회혁신에 대해 “경제적, 사회적 격차 문제를 해결하고 희미해진 공동체 의식과 신뢰를 되살려 사회적 균형을 회복시킬 수 있는 지렛대(Leverage)”라고 설명하며, 점점 복잡해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협력’을 뽑았다. 이 대표는 코로나 19가 만들어 낸 긍정의 시그널로 “사회문제에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의 변화”를 말하며, 마스크를 예로 들었다. 소수의 참여로 사회 안전망이 생기지 않지만, 대다수가 참여하니 통제되고 안전하게 되었다. 결국, 사회혁신은 법인격을 가진 누군가가 아니라 ‘나’가 실제로 참여하고 수많은 ‘나’가 ‘우리’ 되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1 섹터의 정부, 제2 섹터인 기업, 그리고 제3 섹터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섹터 간 협력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표는 “같은 목표를 가지더라도 세부적인 부분에서 서로 양보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라며 “정부는 의전을, 기업은 성과를, 시민단체는 신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 하나가 틀린 것이 아니라 조직마다 이유가 있다. 서로의 다른 점에 대해 확실하게 알고 존중할 때 협력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소셜밸런스는 3섹터를 연구하던 학자, NPO/NGO 출신 활동가, 비영리 교육 담당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공익지식전문가 그룹이다. 2014년 설립되어 섹터 간 경계를 허물고 서로를 연결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제1 섹터, 제2 섹터와의 협업, 섹터마다 장점을 부각하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공익사업, 각 섹터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교육, 컨설팅 사업 등을 통해 제1, 2, 3섹터의 균형을 만들어 가고 있다.

소셜밸런스의 인상적인 부분은 사회적 균형을 통한 지속가능한 공익(Public Benefit, 공공의 이익)을 만들어 내는 것이 미션이지만, 주주 이익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라는 점이다. 설립 당시 주식회사가 가장 이른 시일 안에 설립이 가능했고 절차가 간단해 주식회사 방식으로 회사를 차렸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전환을 고민했지만, ‘혜택을 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을까?’ ‘자생력을 갖출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명확한 부분은 회사가 존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면 회사를 운영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소셜밸런스는 지원금 없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현재 소셜밸런스는 ‘공익 흥신소’라는 별명답게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공익 관련 고민을 해결하는 베테랑으로 신뢰받고 있다. 체인지메이커 교육, 사회적 비즈니스 아카데미, 비영리 소셜섹터의 사회혁신가 역량 강화 교육, 공익목적 사업의 조직화 지원, 조직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솔루션 설계, 임팩트 사업 성과 평가, 사회공헌·공익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특정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섹터에서 온 주요한 주체들이 공동의 아젠다(Agenda)를 가지고 함께 노력하는 것)의 실체를 만들고 있다.

사업을 선정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 기준도 특별하다. 그런 점에서 작년에 진행한 서울형 뉴딜 일자리 시민사회 공익활동 육성사업 ‘시민사회 디딜자리 100’은 소셜밸런스에게 특별한 사업이었다. 몇 년 전 소셜밸런스가 서울시에 먼저 제안한 사업이라는 점도 있지만, 서울시 민간경상보조금으로 운영되는 특성으로 인해 주식회사라는 법인격을 가지고 있는 소셜밸런스에 수익성이 전혀 없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소셜밸런스는 ‘시민사회 디딜자리 100’을 수익 창출보다 사회변화를 위한 기반을 만들고 사회적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사업을 통해 공익활동을 수행하는 시민사회단체 50개 기관에 96명의 뉴딜 일자리 참여자를 선발, 교육해 파견했다. 시민사회단체에는 활동의 힘이 되어주었고, 청년, 경력단절 여성, 시니어 세대의 참여자에게는 공익활동가의 길을 열어줬다.

모든 변화는 시민의 자발적인 관심에서 시작되어 시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완성된다. 소셜밸런스는 변화를 꿈꾸는 시민들이 만나 이들이 만들어 낼 변화된 사회를 꿈꾼다. 최근 소셜밸런스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바라보며, 조직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다시 점검했다고 한다. 그리고 사회적 균형을 섹터 간 균형에서 사회 경제 등 다양한 격차를 해소하는 것으로 관점을 확장했다. 소셜밸런스는 사회 문제 해결에 공감하는 다양한 조직과 사회 구성원이 사회혁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함께 할 예정이다.

출처 [신년기획] 주식회사에서 매출이 ‘0’인 사업을 하는 이유  | LIFE IN